5.     캘리배팅의 잘못된 이해

바카라에선 왜 출목표를 손님한테 보여줄까요? 물론 룰렛과 식보(다이사이)도 지난 출목을 보여주긴 하지만 바카라처럼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왜 보여줄까요? 손님 더 따시라고? 공부해온 거 실전 적용해보고 찬스뱃하라고? 카지노가 어떤 놈들인데 손님한테 유리한 정보를 제공하겠냐고 아무리 얘기해도 아무도 듣지 않죠. 저에겐 종교적 신념으로까지 보입니다. 거기에 찬스뱃은 메시아, 즉 예수의 재림이며 언제 오실지 모르지만 반드시 오시며 그 분만 붙잡으면 천당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간혹 예수재림을 예측할 수 있다며 자기 따라 배팅하라는 종말론자(?)도 간간히 보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출목을 보여주는 건 손님들을 도박사의 오류에 빠지게하는 카지노의 묘수중 묘수입니다. 90년대까지만해도 화면으로 출목을 보여주는 카지노는 없었고 간혹 딜러가 바쁜 와중에 친필로 작성해서 보여주거나 손님이 직접 공책에 받아쓰며 보물섬 지도를 발견한 것 같은 착각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도박사의 오류가 뭡니까? 50%에 근접한 확률에서 한쪽만 10번 나왔으니 지금부터 다른쪽이 나올 확률이 크다는 사람 잡는 마법이지요. 반대로 한쪽 빈도수가 높을 수 있기때문에 이미 10번 나왔지만 앞으로 5번 더 나올거라는 또다른 마법도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전혀 근거없는 지도를 들고 돌아올 수 없는 그곳으로 떠나는 여행이라고나할까요…

출목표의 공개는 카지노 승률과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다만 배팅금액을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됩니다. 고정승률(하우스엣지)로 이윤을 창출하는 카지노 입장에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고액배팅을 유도하거나 게임 사이클의 속도를 높여 전체 게임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그럼 손님의 배팅액은 어떻게 고액화될까요? 흔히 말하는 깡벳으로 완성됩니다. 조금 쉽게 쓰겠습니다.

“줄이다”싶으면 보통 어떤 배팅들을 하시나요? 1, 1, 1, 1, 1, 1, 1, 1 이런 부처님 잘 없죠. 1, 2, 4, 8, 16, 32, 64 깡벳 가장 흔하게들 하실거고 아직 정신 못 차린 분들은 가끔 1, 2, 4, 800, 1600으로 가시기도 할 겁니다. 이런 배팅에서 우리 기대치는 바로 딴돈으로 엎어서 가는 전략에 근거합니다. 어차피 내 돈은 첫 배팅 미니멈이 전부고 줄타고 가다가 꺾인다해도 최대 첫 배팅액만 날리는 안전한 투자방식이라는거죠.

반대로 연속해서 잃을 때는 어떤 패턴인가요? 1, 1, 1, 1, 1, 1, 1 이런 부처님 없습니다. 1, 2, 4, 8, 16, 32, 64 이 분 미국 GDP 다 꼴아박을 양반입니다. 2, 3, 4, 5, 7, 9, 12 홍콩크루즈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 안드로매다가서 꽁지 빌려오실 분들이구요.(홍콩사람들 절대 저런 배팅 안합니다) 그럼 1, 0.5, 0.25, 0.125, 0.0625, 0.03125로 가는 건요? 보기 힘드실 것 같아 다시 써보면 4000으로 죽으면 2000, 죽으면 1000, 또 죽으면 500, 250, 125, 62 이런식으로 가는겁니다. 물론 테이블 미니멈에 금방 도달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따고 있을 때는 배팅액을 엎어감으로 무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지고 있을 때는 배팅액을 반감시킴으로써 시드를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손익극대화/손실극소화 전략, 캘리배팅입니다. 

캘리 선생님은 텍사스 출신으로 2차대전후 물리학에 매진하시다가 도박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연구하신 솔직한 수학자 되시겠습니다. 아인슈타인 이론이 E=mc2로 대변되듯 캘리 이론은 X=W-[(1-W)/R]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진리는 외면한 채 전체이론의 1/10도 안되는 손익극대화/손실극소화 부분만 발취하여 떠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노름꾼 현실입니다. 깡뱃은 꺾이면 제로인데 아무리 시원하게 올라간다해도 한 방에 쓰러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왜 의구심을 갖지 않는지… 반대로 본전에서 빠지기 시작하면 바닥을 찍었다해도 배팅유닛이 1/2, 1/4, 1/8로 이미 작아져서 본전까지 치고 올라가기엔 발기력(?)이 모자라 결국 일정 지점에서 수학시간에 배운 ∞의 블랙홀에 완전히 갇혀버리고 말게됩니다. 다시말해 시원하게 치고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 빈도수가 너무 적고 반대로 마이너스 블랙홀에 빠지는 빈도수는 너무 잦은 나눔로또6/45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겁니다.

매회 2배수 깡이 아니라 중간에 동일금액 배팅을 섞어서 조금씩 수익을 쌓아놓고 따라가면 되지않느냐고 하실 분도 계실겁니다. 맞습니다. 그렇게하면 따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잃는 날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자잘한 돈 몇 푼으로 그간의 손실구간을 아까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반드시x2 느끼실 겁니다. 결국 땄든 잃었든 오랜시간 게임에 노출되면 제로섬으로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제로섬이면 본전인데 땄을 때 잃어서면 되는거아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제 이전 글 동방불패와 머피의 법칙 다시 잃어보시고 앞으로 쓰게될 하우스엣지의 폭발력도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포도송이 니는 마틴게일은 나쁜넘인데 캘리보고 왜 선생이라 하는데라는 합리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캘리법칙의 수식에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X(Kelly %)=W-[(1-W)/R]

여기서 X는 캘리투자비율, W는 승률, R은 수익률입니다.

어느 바보하고 동전던지기를 하려합니다. 바보에게 니가 동전을 던져라. 나는 돈을 걸겠다. 틀리면 내 돈 다 가져가고 내가 맞추면 1.1배를 나한테 달라. 이런 말도 안되는 게임을 시작했다 칩시다. 게임승률은 50%이고 수익률은 1.1배이기 때문에 Kelly %는 0.5-[(1-0.5)/1.1]해서 0.0454545 즉 매번 내 총자산의 4.5%를 걸어야 안정적인 수익도 생기고 반대로 파산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총자산이 불어나면 그에 비례하여 배팅액도 늘어나고 반대로 총자산이 줄어들면 배팅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바보를 상대로 돈을 잃을 수도 있지만 파산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입니다.

그럼 바카라를 예를 들어볼까요? 바카라 평균승률은 48.85%(뱅커엣지1.06%, 플레이어엣지1.24%) 그리고 수익률은 1배이기에 Kelly %는 0.4885-[(1-0.4885)/1]하면 -0.023이 나옵니다. 마이너스는 무슨 뜻일까요? 총시드의 2.3%씩 걸어도 된다는 얘길까요?

아.닙.니.다. 이런 불리한 게임을 하면 JOT된다는 수학적 증명입니다.

저 위에 동전 쳐다보고 계시는 바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