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트롯을 추든 삼바나 룸바, 살사를 추든 그녀의 에너지는 댄스 장을 매번 뜨겁게 달군다. 댄스 디바의 춤사위 때문이 아니다. 댄스 디바의 동작을 더욱 섹시하고 매혹적으로 만드는 건 무엇보다 관중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의상’이다.
바로 그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디자이너 레진 토렌티노(Regine Tolentino)다. 올해로 29세인 레진 토렌티노(Regine Tolentino)는 필리핀의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한다. 한 가정의 엄마이자 영화배우, 무용가이자 TV Host다. 게다가 엄청난 부를 자랑하는 ‘레진 부띠끄’(Regine’s Boutique)의 자랑스러운 소유주다.
지금은 큰 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성공한 디자이너이지만 사실 그녀의 첫 사업은 의외로 사소하게 시작됐다.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엄마가 된다는 사실에 들떴던 레진은 아이의 옷을 구경하기 위해 쇼핑 몰과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허나 그녀는 전시된 옷들이 매번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를 지켜보던 남편(배우 Lander Vera-Perez)과 부모님은 그녀의 생일날 ‘재봉틀’을 선물했다. 직접 만들어서 입혀 보라는 제안이었다.
레진은 처음으로 13개의 의상을 직접 디자인해 만들어 보았다.
한데 놀랍게도 그 의상들은 판매되었다. 루스탄(Rustan’s)사가 디자인을 구입한 것이다. 이 ‘거대한 계기(Big Break)’는 젊은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레진 안에 잠자고 있던 사업가의 면모를 깨우는 자극제가 됐다. 80만 페소의 최초 자본으로 거실을 부산스러운 작업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로지 재봉틀에 의지해 무늬를 만들고 원단을 잘랐다.
그 보잘 것 없던 거실 작업장은 현재 주문 생산 식 부띠끄로 성장했다. 웨딩, 댄스 의상으로 범위가 넓어졌고, 10명의 디자이너와 100명이 넘는 하청업자를 두고 있다. 레진은 이미 2,000 여벌의 웨딩 의상과 스케이팅 의상, 할로윈 의상 등을 제작했다. 또한 디즈니(Disney)사의 주 공급자가 되기도 했다.
레진의 열정은 재봉틀 앞 그리고 무대 위에서도 항상 같았다. 그녀의 열정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직접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어 인기를 끌기도 했고, 디자이너와 의상업자를 위한 버라이어티 쇼인 GMA 7의 ‘SOP’와 ABC 5의 ‘Shall We Dance?’에서 진행을 맡기도 했다. 또한 ‘The Count of Monte Cristo’, ‘Wizard of Oz’ 등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녀는 정말 ‘부지런한 천재’다. 매일 같이 인터넷을 통해 파리나 뉴욕 도쿄 등의 패션 자본이 움직이는 흐름을 재치 있게 관찰한다. 또한 무역 박람회와 교류협정 등에 활발히 참석하고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관련 인물들을 면밀히 관찰하며 ‘화제의 인물들은 무엇을 입는가’ 파악한다. 정작 화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직접 만들고 입었던 옷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