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는 원숭이를 먹는 독수리가 있다. 이 원숭이 먹는 독수리라는 이름은 영국 자연과학자 존 화이트해드씨가 지어준 것이다. 화이트해드씨가 92년 전 필리핀 독수리를 발견했을 때 그는 이 독수리가 원숭이만을 먹는다고 기록하였으며 일반적인 이름을 원숭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pithekos와 먹는 것이란 뜻을 가진 phagan을 합성하여 ‘원숭이 먹는 독수리'(Pithecophaga)라고 지었다.
이 독수리의 종별 이름으론 영국인 자연과학자의 아버지 이름인 제프리로 지었다. 1978년 원숭이 먹는 독수리는 그 이름을 필리핀 독수리로 바꾸었다. 자연과학자들은 그 독수리를 곁에서 자세히 관찰한 결과 이 독수리가 원숭이만을 먹는 것이 아닌 날아다니는 여우원숭이, 닭, 도마뱀, 뱀, 쥐들을 함께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필리핀 독수리는 루손, 사말, 레이테, 민다나오 지역에서 발견된다. 이 독수리는 회갈색을 띠며 1미터 이상의 키를 자랑한다. 날개를 폈을 경우에는 2미터 이상을 기록하며 먹이사냥을 위한 활강시 시속 100키로미터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 독수리의 여러면을 감안하여 사람들은 이 새를 “새들의 왕”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 독수리의 다른 이름들을 살펴보면 루손지역에서는 아길라, 비사야에서는 마나올, 민다나오에서는 가루다 또는 말람보곡이라 불려진다.
필리핀 독수리는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많은 해를 거듭하며 이 새는 사냥되어 박재용으로 팔려갔다. 이와 함께 삼림자원의 고갈 또한 이 새들의 서식지를 잃게 만든 주요인이었다. 1960년대초부터 이 아름다운 새는 멸종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1990년이 될 당시 30마리의 독수리들만이 남아 자연과학자들을 경각시켰다. 독수리 살리기 운동이 실시되었다. 이 독수리를 살리기 위한 야생상태 삶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조사가 실시되었다. 이들의 노력의 결과로 1991년 11월 17일, 팍아사가 인공적 환경 아래 알을 낳았고 이 알은 1992년 1월 15일 부화했다.
건강한 독수리새끼는 189.7그람의 무게로 태어났다. 현재 팍아사는 세계 최초로 인공적인 환경에서 부화하여 발육되는 독수리이다. 팍아사의 탄생은 자연과 과학의 결실이었다. 이 이름과 같이 팍아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멸종위기에 놓인 필리핀 독수리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온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을 심어주었다.